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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인텔 주식이 하락했다. 손절해야 할까? 더 가지고 있을까?

REAL LEE 2019. 6. 1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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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지는 않지만, 주식을 사면 꼭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인텔 주식이다. 가장 유망한 주식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지만 들어가자마자 15%가 빠졌다. 그래도 최근에는 꾸준히 회복하고 있고 전망도 밝아보여서 손절하기도, 더 갖고 있기도 애매한 '애증의 종목'이다. 

최근 삼성이 비메모리 부문을 강화한다며 133조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 시가총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제는 인텔 주식을 더 갖고 있으려면 삼성의 실패를 기대(?)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물론, 미국 주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의 경제 전망이 더 밝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삼성이 경쟁 상대로 치고 올라온다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인텔에는 여러가지 이슈가 있다. 미중무역분쟁과 신사업 분야인 데이터센터의 성장, AMD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 인텔 CPU의 보안 문제, AI와 자율주행 등 다양하다. 이 내용에 대해 간단한 정리를 해보고 인텔의 미래와 과연 인텔 주식을 손절할 것인지,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인지, 혹은 더 투자할 것인지 정리해 보겠다.

인텔 주식 개요

인텔의 티커명은 'INTC'로 2019년 6월 13일 기준 주가는 46.32달러다. 현재 가장 높은 주가 59.59달러보다 22.27%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배당률은 2.72%로 역대 평균 배당률 2.75%보다 0.03%p 낮은 수치다. 즉 현재 주가 자체는 역대 평균과 비교했을 때 적정하게 평가받고 있다고 추정된다. 인텔의 고평가 구간은 배당률 2%고 저평가 구간은 3.5%다.



* 배당률을 가지고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캘리 라이트'의 방법으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사실, 인텔 주식을 처음 샀을 때는 그렇게 배당률이 높지 않았는데, 주가가 워낙 떨어진 터라 배당률은 좋아졌다. 이것이 미국 주식의 좋은 점(?)이다. 주가는 떨어졌지만 받는 배당금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배당률은 자체는 오른다. 그래서 떨어지는 주가 속에서도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해준다.(그래도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다.) 인텔 배당 성장은 4년으로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다. 

인텔의 배당 성장 그래프

인텔 배당수익을 보면 꾸준히 오르는 듯 보이지만 2014년과 2015년에 정체가 있었다. 그래도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버텨내면서 배당금을 줄이지 않고 꾸준하게 늘리거나 유지해 왔다. 저 그래프만 보면 조금은 인텔에 대한 신뢰가 샘 솟는다.

인텔 주가 1년 차트

 

인텔 주가 1년 차트다. 최근 고점을 찍고 현재 가격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가장 고점인 주가 59.59는 인텔이 5G 모뎀칩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한 직후의 수치이다. 애플(AAPL)이 퀄컴과 법적소송을 끝내고 퀄컴(QCOM)의 5G 모뎀칩을 다시 사용한다고 발표한 뒤 인텔은 수익성의 이유로 5G 모바일 모뎀칩 사업을 포기했다. 그리고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실적 악화 우려와 미중무역분쟁 등의 이유로 꾸준히 떨어졌다가 44달러대에서 바닥을 형성하고 다시 상승하고 있는 형상이다. 물론 바닥이 더 밑에 있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농후하다. 

사실 1분기 보고서는 나쁜 편은 아니다. 수익은 161억 달러로 지난해와 비슷한 편이며 순이익(GAAP NET income)은 40억 달러로 -11%, 주당순이익(GAAP EPS)은 0.87달러로 -6%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인텔의 CPU 공급 부족, AMD와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2019년 수익 전망치가 지난해 700억 달러보다 약 20억 달러 낮게 추정되며 전체적으로 잿빛 전망을 내놓았다. (사실 전년도 700억 달러 매출액은 전년대비 13% 성장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또, 데이터 센터의 수익 비중이 6% 줄어 관련 빅데이터 센터 관련 기반이 구축되고 수익을 창출하려면 2025년에서 30년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인텔 주식 매수인가? 매도인가?

 

1. 매수 논리: 인텔의 Client Computing 외 신사업의 성장

인텔은 비메모리 계열 전 세계 1위 기업이다. CPU가 대표적인 비메모리다. 컴퓨터와 그렇게 친하지 않은 사람도 인텔 로고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본체에 인텔 로고가 떡하니 붙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텔 아니면 AMD지만, 아직까지는 인텔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의 PC나 스마트폰이 인텔의 두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텔을 단순히 비메모리(CPU)만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인텔은 현재 빅데이터 센터, IoT, AI, 자율주행 자동차 등 그 사업 분야를 다각화 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센터를 통해서 기업이 데이터 관리를 위한 하드웨어 - CPU, 메모리, 스토리지 등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막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데이터 시스템에서는 작은 CPU가 필수적인데, CPU가 작으면 작을수록 발열도 적을뿐더러 속도가 빨라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텔은 작지만 AI가 적용되어 빠르게 빅데이터 분석, 딥러닝이 가능한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메모리, AI 가속기, 5G 통신 네트워크용 솔루션과 데이터 관리자 서비스(DCM: DATA CENTER MANAGER)를 내놓으며 종합적인 데이터 관리&분석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한 마디로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싶을 때 인텔에 전화 한통이면 모든 게 해결 된다. 

2017년 인텔은 자율자동차 비전 엔진을 제작하는 기업, Mobileye를 인수하며 자율자동차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Mobileye는 전 세계 운전자 보조 카메라 부분에서 70%이상의 마켓 셰어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인텔이 Mobileye를 인수함으로써 자율주행 자동차의 두뇌(CPU)와 눈(VISION ENGINE)이 결합하게 됐다. 역시 미국기업의 인수합병은 어마무시하다. 모든걸 가졌다. 

 

2. 매도 논리: AMD의 시장 점유율 증가와 사업성 부진

물론, 인텔이 아직까지 압도적으로 점유율이 높지만 AMD의 점유율이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은 인텔에게는 조금은 위험신호다. AMD 라이젠(RYZEN)의 1세대, 2세대의 강세에 이어 2019년 9월에 출시되는 라이젠 3세대는 인텔 i9보다 뛰어난 성능이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아직도 AMD는 보급형 PC에나 들어가는 저렴한 부품이라고 인식되지만, 이번에는 대부분의 평들이 AMD 라이젠 3세대가 인텔 i9을 압도한다. 인텔의 강점, 게임할 때의 성능마저 AMD가 비슷하거나 좀 더 낫다고 평가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기타 나머지 퍼포먼스들은 압도적으로 AMD가 좋았다. 이렇게 된다면 인텔이 AMD에게 점유율을 뺏기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한 애널리스트는 이런 시장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여 인텔의 적정 주가를 68달러에서 50달러로 낮추기도 했다. 

AMD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미 데스크탑과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보급과 발전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사실 문서 작업이나 서핑, 간단한 디자인이나 영상 편집을 하는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는 더 높은 성능의 CPU가 필요 없고, PC 보급률도 최고치에 다달아서 새 PC를 구입하는 절대적 소비자 수가 줄은 상태다. 

미국의 컴퓨터 보급율

미국의 컴퓨터 보급율은 89.3%로, 컴퓨터가 있을만한 곳에는 전부 컴퓨터가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현재 사용하는 CPU 성능에 만족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3. 그렇다면 매수? 매도?

사실 이렇다 할 평가를 못 내리겠다.

ADM는 기존의 12NM에서 7NM를 선보였고, 얼마 전 인텔은 이것에 대응하며 i10, 10NM를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2015년까지 계속해서 14NM에 머무르며 불안한 행보를 보였지만 이번 발표로 조금 한 숨을 돌린 상태다. 그리고 10NM CPU의 개발로 기존의 14NM CPU의 공급 부족도 조금 해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악재는 남이 있다. 여전히 미중무역분쟁이 해결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그동안 화웨이에 서버칩, 노트북 CPU 등을 공급해 온 인텔에게는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실제 인텔의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1%로, 약 7억 달러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인텔 부회장 피터 클리블랜드는 미국 정부에 화웨이에 부품을 계속 공급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사실 현재는 미중무역분쟁(분쟁이라 쓰고 전쟁이라 읽는다)으로 인해서 정확한 평가나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 같다. 트럼프가 마음대로 전 세계 경제를 뒤 흔드니, 이 분쟁이 언제 끝날지 예측도 불가능하고 또 어떤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판단도 어렵다. 물론 현재 -7%의 손실을 보고 있긴 하지만 무역분쟁이 끝날 때까지 당분간 추이를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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