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종말. 10년 전에는 정말 꿈만 같았던 일들이 눈 앞에 일어나고 있다. 소유의 종말(원제: THE AGE OF ACCESS)이라는 제레미 레프킨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공유라고 하는 것은 '렌터카(Rental Cars)'가 전부였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카쉐어링 서비스 '쏘카'가 등장했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동차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승차'라는 단순한 행위를 공유하는 승차공유서비스 '우버(UBER)', '리프트(LYFT)' 등이 탄생했다. 그렇다 이번에는 승차공유서비스 관련 미국 주식, 우버와 리프트에 관한 이야기다. 우버와 리프트 주식에 대해 논하기 전에 간단히 승차공유서비스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자.
간혹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카쉐어링과 승차공유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는 CAR-SHARING과 RIDE-SHARING은 엄연히 다른 개념으로 사용된다. CAR-SHARING은 고객이 아주 잠시라도 자동차를 '소유'하는 개념이지만 RIDE-SHARING은 단 한순간도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다. 단순히 '승차'라는 서비스만 이용한다. 즉, 경로를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 있었다. 바로 카풀(CARPOOLING)이다. '카카오'의 승차공유 서비스의 네이밍이기도 하다. 하지만 카풀은 사전 운전자와 승객 간의 합의가 필요하고 '관계를'을 기반하여 승차공유보다 더 폐쇄적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CARSHARING과 RIDESHARING, CARPOOLING의 차이
- CARSHARING: 차량의 공유
- RIDESHARING: 경로의 공유 / 개방성(모바일로 연결)
- CARPOOLING: 경로의 공유 / 폐쇄성(오프라인-사전 동의 필요)
그렇다면 왜 승차공유서비스(RIDESHARING)가 대세인가? 대도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와 공간을 연결해주는 대중교통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버스, 택시,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십 억 달러가 소요되는데, 승차공유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이런 막대한 초기 비용과 유지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개발도상국에서 승차공유서비스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이런 승차공유서비스는 인구가 밀집된 지역일수록 더 큰 효용가치를 가지는데, 인구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승차공유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고 이는 대중교통보다 더 운행 빈도가 높아지게 됨을 의미한다. 뭐 거기에 교통 체증과 주차 난 해소는 덤이다.
한마디로 승차공유서비스는 현재 대중교통의 대안적인 서비스다. 소비자들은 고정 비용은 높으나 서비스나 만족도가 떨어지는 대중교통 대신에 별도의 고정비용이 필요 없는 승차공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승차공유서비스가 자체 적으로 적용하는 라이더 평가와 낮은 등급 라이더의 퇴출은 소비자들이 더 양질의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게 돕는다.
사실, 승차공유서비스만으로 '택시'는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택시단체가 2013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우버엑스'를 몰아내고, 최근 '카카오 카풀' 출시에도 몸을 불사르며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승객에게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다른 편의사항을 제공하여 경쟁력을 갖출 생각을 안 하고 이렇게 새로운 기류에 몸을 막아 대항하는 택시업계가 조금 안타깝게 느껴진다.
서두가 길었다. 오늘은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이야기다.
우버와 리프트, 두 기업의 인지도와는 다르게 리프트가 조금 더 먼저 상장했다. 리프트는 2019년 3월 29일 상장하고 우버는 조금 나중인 5월 10일에야 상장했다. 리프트의 공모가는 72달러로 우버 공모가, 45달러 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으로 시작하게 됐다.
초기 시장의 기대감는 다르게 두 주식은 모두 공모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서 현재 거래되고 있다. 특히 우버는 첫 개장당일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8%가량 떨어지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LYFT도 웃고 있을 수만은 없던 것이 LYFT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데 까지 단 3일 걸렸다. 사실 고프로는 504일, 트위터는 652일이 지나서야 공모가 아래로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을 봤을 때 우버와 LYFT는 흑역사를 제대로 썼다. 그리고 두 기업이 상장한지 2달이 넘었지만 시장에서는 별다른 호응이나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그렇다면 우버(UBER)와 리프트(LYFT)의 주식은 정말 가치 없는 것일까?
사실 우버의 기업가치는 조금 이견이 있지만 1200억 달러다. GM과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모두 합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물론 20% 성장한 1분기 매출에 비해 10억 달러(1조 1900억원)을 손실을 보고 있어 사업이 안정되지 않았다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현재 매출이나 트렌드로 봤을 때 우버와 리프트의 성장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우버(UBER)에 비해 기업 가치가 1/5 수준에 불과한 리프트(LYFT)도 차량 한 대도 소유하지 않고도 매년 270만 대 차량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시가총액 약 30조)와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두 기업의 그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좌측 표) 미국의 교통수단의 점유율이다. 2014년만해도 보이지 않던 우버&리프트의 승차공유서비스 점유율이 불과 4년 만에 렌터카와 택시를 발아래로 깔아뭉개버렸다. 등록한 라이더 숫자도 현재, 2014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즉 공급이 많아진 만큼 수요도 많아질 것이고 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측 표) 승차공유서비스의 성장은 무서울 속도로 빠르고 그 기울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우버와 리프트는 단순한 승차공유서비스만 제공하는 기업인가?
우버는 승차공유서비스만 제공하는 기업은 아니다. 우버 잇츠(UBER EATS)라는 음식 배달과 화물 서비스, 응급구조(FIRST AID)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일부 구간이긴 하지만 헬리콥터 서비스, 우버 콥터(UBER COPTER)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가까운 거리를, 굳이 공항에 가서 항공기를 타지 않고도 편리하고 신속하게 헬리콥터로 이동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우버가 '운송 부문'에서만 사업했다면 과연 3개월 만에 1조를 날려 먹고도 기업가치를 120조로 평가받을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사실 택시나 화물업체가 3개월에 1조 손실을 냈다면 곧바로 파산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버가 이렇게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 이유는 '자율주행' 부문의 기술력이다.
위에서 언급한 우버의 손실 10억 달러(1조원)은 자율주행(Self-Driving)에 투자됐다. GM의 투자금, 7억 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우버는 지금의 운전자와 승객의 '경로' 공유 서비스에서 탈피해서 운전자를 완전히 AI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실제로도 볼보(Volvo)와 함께 가장 빠르게 상용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일 전망이다. 만약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우버는 구글, 애플을 뛰어넘는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다. 만약, 반대로 실패한다면? 120조 짜리 대중교통 회사가 가능할까? 아마 그 가치는 1조도 안될 수도 있다.
물론, 경쟁기업인 리프트도 똑같은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버(UBER) 주식인가 리프트(LYFT) 주식인가?
물론, 현재 우버가 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점유율은 점차 좁혀지고 있는 추세이며, 성장 속도 또한 리프트가 더 빠르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우버가 리프트에게 조금씩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이유는 리프트는 미국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반면 우버는 전 세계 70개국에 진출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가치와 국가의 다양성, 자율주행차의 개발 가능성을 본다면 우버(UBER), 기업의 친근한 이미지와 미국내 점유율, 성장률을 본다면 리프트(LYFT)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다만, 승차공유서비스 자체가 '승차'라는 동일한 서비스만 제공받으면 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충성도'를 기대하기 어렵고 특히나 미국지역은 우버(UBER)와 리프트(LYFT)의 두 강대 강이 맞붙고 있어 상황이어서 둘 중 어느 기업이 최종 왕좌를 차지할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율주행 부문은 대부분의 승차공유서비스 업체와 최고의 글로벌 IT기업들이 참여하는 상황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우버가 승리할 확률?? 그건 개인적 판단에 맡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