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논란이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하는 언제가 됐든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미국이 고용 호조 등 양호한 경제 지표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부양을 희망하는 트럼프가 연준(FED)에 지속적으로 '금리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미국은 1980년대 이후 꾸준히 금리를 내려왔다. 금리를 내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 부양이다.
경제 호황기에는 돈이 시장에 많이 풀리게 되어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이때 연준은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려 시장의 돈을 거두어 들인다. 반대로 경제 불황기에는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지 않아서 오히려 물가는 하락한다. 이때 연준은 금리를 인하해 시장에 돈을 많이 풀고 경기를 부양하게 된다.
* 대공황기에 시행된 뉴딜정책도 마찬가지다. 경제 불황기에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자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시장에 강제로 돈을 풀어버려 소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어쨌든 돈이 풀리면 경기는 활성화된다.
2010년 이후에는 사실 금리를 인하할만한 여력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에는 '양적완화'를 새로운 경기 부양책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금리를 조금씩 인상해왔고, 지금은 또다시 금리를 인하하여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금리 인하의 목적은 경기부양이고, 경기부양은 주식시장의 호조를 의미한다. 즉. '금리 인하=경기부양=주식상승'의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그렇게도 금리 인하를 외치는 이유다.
그렇다면, 금리가 인하되면 은행주는 호재일까? 악재일까?
이론상으로는 금리인하는 은행주에게는 악재다. 금리가 인하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이 줄어들게 된다.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대출금에서 얻은 이익과 예금자에게 지불하는 이자 간의 차이로, 금리가 인하되면 은행의 대출 이익은 상대적으로 줄어 결국에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감소하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JP모건이나 골드만 삭스, 웰스파고 등 미국 대형 은행들은 FED의 금리인하 시사에 따라서 자신의 이익도 2~5%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위의 표를 보면 100% 상관관계를 보이지는 않는다. 검은색 선은 은행의 순이자마진이고 빨간색 선은 미국의 금리다. 금리가 인상했을 때는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다소 올라가거나 평평한 추이를 보인다. 1999년 금리 인상 시에는 오히려 순이자마진이 줄었다. 2005년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차트에서 경기 침체기에 금리 하락은 순이자 마진 상승이라는 다소 명확한 결과를 보여왔다. 이론상의 순이자마진 하락이 아닌 오히려 "순이자마진의 상승 추세"를 보였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건기에 금리는 가파르게 인하됐지만 오히려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올랐다. 2000년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왜일까? 은행의 이익에는 금리 말고도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 가장 간단하게는 금리인하에 따른 풍선효과다. 금리가 인하되면 투자자들은 예금 이외에 다른 투자처를 찾게 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부동산이다.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값비싼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레버리지를 껴야 하는데, 이에 따라서 은행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율이지만 안정적으로 대출을 늘릴 수 있게 된다.
또한 금리인하로 인해서 단기적으로 순이자마진이 줄어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부양 효과가 생겨 현금의 흐름이 많아져 은행의 기대 이익은 늘어나게 된다. 특히 경기침체기에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FED가 채권들을 사들이기 시작하는데, 이로 인해서 은행의 이익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더 많은 변수들이 작용한다. 이 때문에 최근 기사에서 나오는 것처럼 덮어 놓고 금리가 인하되면 은행의 NIM가 낮아져 은행주의 악재라고 평가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사실, 현재 가진 포트폴리오에 은행 주식의 비율이 높은 만큼 FED의 금리 인하 결정을 관심 갖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NIM 자체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금리 인상이나 인하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지켜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