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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INTC) 손절, 세계 비메모리 부문 최강자의 몰락

REAL LEE 2019. 7. 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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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을 갖고 있던 인텔 주식을 손절했다. 7월 7일 AMD의 젠2가 정식 출시되면서 여러 커뮤니티에 실제 사용후기들도 많이 올라왔다.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AMD 젠2의 압승이었다. 어느 부분에서도 인텔이 승리를 거둔 곳이 없었다. 영상, 게임, 작업, 어도비 편집 등의 성능 테스트에서 AMD R9(3900x)가 인텔 최신 9코어 메모리 i9-9900k을 완전히 발라버렸다. 사실 인텔의 새로운 10nm 메모리가 출시되려면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고, 이 또한 라이젠보다 공정이 훨씬 복잡해서 불량률과 생산비가 높아 라이젠보다 가성비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됐다.

- 부가 설명: (인텔은 하나의 다이에 코어들을 넣어 코어간 호환이 잘되는 대신에 불량률이 높다. 즉 코어 하나가 고장나면 전체를 사용할 수 없다. 반면 라이젠은 여러 다이에 코어를 나누어 넣음으로써 불량률이 낮다.)

인텔은 영원히 비메모리 1위를 영원히 유지할 것 같았던 CPU 강자였지만, 역시 세상에 영원이란 없다. 그리고 이제는 최강자가 아닌 인텔 주식을 더 이상 갖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7월 7일 AMD 젠2가 정식 출시되고 가장 빨리 장이 열리는 7월 8일 월요일, 인텔을 과감하게 손절했다. 사실, 주식을 손절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전까지는 잠깐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꼭 붙들고 있다가 이익을 실현해 왔는데, 이번 인텔만큼은 과감하게 손절하고 오히려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첫 손절이고 애정을 갖고 지켜봐 왔던 기업이라 그런지 열심히 키워놓은 자식을 떠나보내는 기분이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처음에 인텔 주식을 주당 51달러에 33주를 매수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47달러에 전량 매도하게 됐다. 약 132달러, 한화로는 약 15만 5천원의 손실이 났다. 왜 이런 사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을까? 15만원이라는 적잖은 돈을 내고 배우는 교훈인 만큼 잘 정리하고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이유는 대략적으로 두 가지다. 

 

1. 경쟁사(AMD)에 대한 정보 부족

인텔 주가(5년)
AMD 주가(5년)

AMD는 라이젠이 개발된 2017년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 사실 그 전에는 AMD CPU는 저가 모델에 속했다. 성능은 인텔보다 확연히 떨어졌지만 그래도 저가형 모델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있었기에 AMD는 연명이라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저가형 모델을 쓰는 사용자조차 AMD에 악평을 늘어놓을 정도로 망작이 확실했다. 

하지만, 2017년 라이젠이 처음 개발되고 나서는 AMD의 이미지가 180도 달라졌다. AMD는 더 이상 저가 모델이 아닌, 인텔을 대체할만한 하이엔드급 프로세서를 만드는 기업이 됐다. 라이젠이 출시되자 당시 인텔의 최고급 CPU인 i7가 대량으로 중고매물로 나오고 또, 그 가격도 엄청나게 떨어지는 소동도 있었다. 

INTEL vs AMD 마켓 쉐어(점유율)에서는 실제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실제 사용자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2017년부터 AMD가 인텔을 추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마켓 쉐어라는 수치에만 매몰된 채 실제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이제는 AMD가 "WORLD'S 1ST 12-CORE GAMING CPU'라는 문구를 써도 전혀 안 이상하다. 지금은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강이 맞다. 인텔을 손절하는 것이 슬프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2. CEO에 대한 정보 부족과 인텔 자체에 대한 맹신

인텔의 전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문제의 인물이다. (현재 CEO는 로버트 밥 스완(Rovert Bob H. Swan)이다.) 브라이언은 사실 취임 이전부터 자질 문제가 자주 거론됐던 인물이다. IT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단순한 사업가로, 인텔의 최첨단 기술을 단순히 '원가절감'에만 초점을 맞춰 경영을 하면서 R&D 또한 등한시했다. 또 엔지니어들을 과감하게 해고하면서 인텔은 성장 동력을 잃게 되고, 해고된 엔지니어들 대부분이 경쟁사인 AMD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 이쯤되면 AMD가 보낸 스파이다. 

또, 2017년 AMD가 라이젠을 발표했을 때도 그는 그 위험성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가장 화나는 것은 2018년, 인텔 CPU에 대한 중대한 버그가 있다는 것이 언론에 노출됐었다. 뭐 패치만 해서 말끔하게 해결된다면 큰 문제야 없겠지만 당시에는 버그 패치를 해도, CPU의 성능이 15% 이상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사실. 좋은 성능, 좋은 환경에서 작업을 하기 위해 비싼 돈 주고 인텔 CPU를 사는 것인데, 성능 저하라니 말이 되는가? 그리고 CEO가 책임감을 지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도 봐줄까 말까 한 사안인데,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를 비롯한 인텔 임원들은 2018년 버그가 공개되기 전에 이미 자신들이 갖고 있던 주식의 대부분을 매도해 버렸다. 이는 주인의식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까지 수치상으로는 모든 면에서 인텔이 AMD를 앞서고 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단순히 숫자만 가지고 주식을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2017년 AMD가 일으킨 작은 날갯짓이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못 만들어냈을지 모르지만 아마 몇 달, 몇 년 후에는 큰 폭풍을 몰고 올 거라 생각한다. 

아직 인텔을 팔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 글과 함께 이전에 작성한 글을 좀 더 읽어보시고 저울질해보시길 바란다. 그래도 인텔이 아직 해볼 만한 것은 드론이나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등 인 것 같다. 그 사업부문이 어떻게 크냐가 정말 관건이지만 향후 5년간은 AMD의 엄청난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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